기타 등등/NPO 라이프

"먼저 먼지를 털지 않으면 먼지를 먹게 된다"

태정 (泰亭) 2006. 5. 26. 00:21

 

‘당신이 먼저 먼지를 털지 않으면, 당신이 먼지를 먹게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도 똑 같은 경우라고 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앞서 나가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꼭 장애인 의무고용이라는 법 때문이 아니라 누구든 일할 권리를 갖고 태어났다는 인본주의 관점에서 뒤쳐진 삶을 원하지 않는 누구에게든 일자리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IBM은 고용평등 원칙(Diversity) 측면에서 장애인 채용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능력과 자질을 갖춘 장애인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Global 기업이라는 특성이 장애인들에게 직장으로서 보다 큰 장점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차별없이 일할 수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입니다. IBM 본사의 경우 이미 1924년에 흑인 중역이 탄생했는가 하면, 현재 다양한 특징을 가진 8명의 중역들 중 한 명은 장애인입니다. 직원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그들의 다양한 필요를 채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 것은 그의 신체, 외모, 종교, 인종을 보고 뽑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사람이 가진 지식과 가치가 회사에 가져다 줄 이익을 생각하고 고용하는 것입니다. 고용주들이 장애인들을 보는 시각을 고치지 않는다면 미래에 회사를 대표할 리더를 고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누가 장래에 어떻게 회사 발전에 기여하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채용 기회라도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채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IBM의 경우 장애인 직원들이 최대한 업무 능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IBM에서는 장애인 직원들이 그들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장벽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미리 생각하고 그 해결책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화통역 사업,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인식기와 점역, 그리고 지체장애인들을 위해 최소의 둔턱도 없애는 등 여러가지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한국IBM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장애를 가진 직원은 30명밖에 안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05년부터 대학 3-4학년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그 학생들과 우리 회사 직원들이 1:1 멘터 관계를 가지며 인생상담이나 진로상담 등을 할 수 있는 멘터링을 하고 또한 그 중 일부 학생들에 대해서는 실제 채용도 하고 있습니다. 2005년도 24명의 장학금 수혜 대상자들 중 4명이 올 1월에 정규직원으로 채용된 바 있습니다. 그 중 한 신입사원으로부터 "사회에 꼭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장애인으로서가 아니라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감동과 더불어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장애 대학생을 채용하겠다는 IBM의 의지가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이 능력에 따라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일할 수 있고, 가장이 되어 자녀 교육과 가족 부양을 자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세상을 우리 모두의 공동노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큰 보살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느 자료에 따르면, 장애를 가진 직원들의 심화학습 참여도나 스킬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활용, 그리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 등이 비장애인 직원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고 합니다. 기업의 성장은 직원들의 참여와 기여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관계가 대상에 따라 달라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도 뛰어 나고, 역량개발에 대한 열정도 더 강하다면 그런 역량을 보다 확실한 전문가로 키워나가면 회사에도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훌륭한 사회공헌이 곧 훌륭한 사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이 더 이상 기업시민 활동으로 정의되지 않는 날이 오게 되길 바랍니다. 장애인들이 장애라는 이유만으로 능력과 자질을 통한 비장애인들과의 경쟁에서 배제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고용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오늘날 고용주들의 의무요, 미래 CEO들의 임무가 될 때 우리나라의 건강한 상생문화가 완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할 것 없이 우리나라의 고용주나 CEO 분들 모두 앞선 생각을 통해 장애인들의 고용을 늘려나가게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