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등등/NPO 라이프

서비스 사회에서의 상생 - 고객의 도리

태정 (泰亭) 2006. 5. 4. 00:25

서비스 사회란, 서비스 부문이 산업 전반에서 차지하는 생산(GNP)의 비율이 일정 이상으로 큰 사회를 말합니다. 미국 같으면, 80% 정도의 국민총생산을 서비스 산업이 차지할 정도로 이미 앞서나가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그런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웃한 일본의 경우 60%을 넘어 섰다.

 

굳이 서비스 사회의 정의를 말하는 이유는, 이러한 서비스의 시대, 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사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거의 무한대의 정성과 봉사정신을 발휘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반면, 서비스를 받아 사용하는 고객들은 무슨 문제든지 그 기업의 탓으로 돌리고, 어떤 경우에도 손해를 보고자 하는 사용자가 없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상생의 관점에서 보고자 함이다. 

 

포털 서비스만 해도 그렇다. 얼마나 유용하고 고마운 서비스인가? 물론 회원가입을 통해 그 포털에 기여하고 있는 회원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며, 회원숫자의 크기로 포털의 힘을 겨루는 사정도 알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러한 회원들의 태도와 자세가 그런 포털 서비스를 중단시킬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겪은 한 경우에는 그렇다.

 

나는 신한금융그룹이 운영하던 이모던이라는 서비스를 누구보다 감사하며 유용하게 사용했었다. 계좌통합이라는 서비스가 가장 유용했고, 가계부라든가 재테크 상담이라든가, 기타 많은 서비스가 이루어졌고, 사이트 관리도 참 잘 되던 모범적인 사이트였다. 그런데, 어느 날 운영상의 문제로 인해 문을 닫게 되었다며 어느 시점까지 필요한 해지 절차를 밟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사실 유요 서비스를 이용하던 시점이 아니었기에 그런 안내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그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내가 그토록 잘 이용하던 계좌통합 서비스가 중단된 것을 알고는 너무나 아쉬웠고, 그 때 내 스스로 서비스 사회에서의 상생관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조금 더 유료서비스를 사용했거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한 회원이 조금 더 많았거나, 아니면 사이트 운영자가 막바로 사이트 폐쇄 통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상의 어려움을 회원들이 합심하여 타개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한 번 만이라도 내보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매우 매우 안타까워 했었다. 

 

나는 소비자 관점에서 이를 상생이라는 화두로 풀었으면 한다. 회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기득권이 아니라 그런 기득권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회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했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근 4-5년 간 회원으로 가입하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실제 매출에 도움을 준 것은 3-4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된다. 만약 내가 3-4만원 만 더 매출에 기여함으로써 그런 폐쇄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면 나는 기꺼이 그 비용을 감수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에사 아쉬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정도의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계속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의무라면, 그런 기업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랑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보는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시하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아이디어도 제공하는 동시에 쓴소리도 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상생의 길이고, 번영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이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서비스를 받는 회원이 상생하는 길이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안타까운 경험을 더 여러번 하신 분들도 많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