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퇴근 후 코엑스몰에 들렸습니다. 참 오랫만에 간 곳입니다. 2003년에는 근처 빌딩에 근무했기 때문에 매일 들릴 수 있었는데 사무실이 멀어지다 보니 마음도 몸도 다 멀어져 있었죠.
반디 앤루니스에 가서 책을 좀 사고 싶었습니다. 에반스에 가서 레코드도 좀 사고 싶었죠. 생각의 지도, 인테러뱅, 1인미디어 등등이 리스트에 올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래미 어워드 CD도 사고 싶었습니다. 책방에는 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는 분들인 것 같아 존경심이 일었습니다. 신간코너를 돌며 어떤 책들이 나와 있는지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살 욕심은 많았지만 읽지도 않고 곁에 두는 것이 더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많이 참았습니다. 그리고는 생각했던 책 만 샀습니다.
그래미상 후보곡들을 모은 시디는 2009, 2007을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2007년 것은 이미 샀었더군요.1996년부터 2003, 2007-2009가 있으니 앞으로 운이 좋으면 2004, 2005, 2006를 살 수 있겠죠. 그리고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라는 국문 타이틀로 상영되었던 'Lost in Translation' DVD가 있어 샀습니다. 빌 머레이오 스칼렛 요한슨 주연이네요. 시간되면 보고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좀 파악해봐야겠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청계산 다녀오는 길에 카메라 수리를 위해 종로3가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주 새로운 스타일로 판매를 하는 세일즈맨이 있어 그 양반으로부터 CD 세트를 샀었는데 들어보니 음질도 좋고 꽤 괜찮습니다. 108곡의 팝송을 정리한 CD7장과 그 모든 곡을 mp3 파일로 전환시켜 한 장에 담아논 CD8번까지 8장에 경우 1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세일즈맨은 열차 한 칸에서 몇번이고 왔다 갔다 하면서 데모용 플레이어의 곡목을 변경해가며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손님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췄습니다. 저는 과연 이 사람이 믿을 만 한가 아닌가 저울질 하면 계속 지켜보다가 한 세트를 샀습니다. 결국 그 차량 안에서는 저 혼자만 샀던거죠. 고맙다면서 봉투에 자기의 명함까지 넣어 주더군요. Orginal Hit 108 Pop's Diary라는 타이틀로 선진미디어에서 편집한 것입니다. "1960년-2000년도까지의 세계 최고의 팝아티스트 명곡 모음집"이라고 되어 있군요. 108곡의 제목을 컴퓨터에 정리하는 작업 만 해도 만원의 가치는 있다 싶어 샀는데, 이제는 오히려 그 분한테 매우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싸고 좋은 물건이 우리의 마음을 참 느긋하고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각박한 세상을 탓하기 전에 그런 세상을 탓하는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먼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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