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무가지에 난 '교차로 꼬리물기 캠코더로 잡는다'는 기사를 보고 정말 반가운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많은 것들이 선진화 되어 가는데 유독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몇 가지 고쳐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이 교차로 꼬리물기는 정말 그 꼴불견들 중의 하나거든요.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이 동의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상습 정체구역에 설치하여 일정 기간 계도를 거쳐 2월부터는 집중단속을 하고 범칙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약간의 혼선은 있겠지만 많은 개선이 있지 않을까 정말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이런 규제도 우측보행 처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문화의 문제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사실 인식의 문제라기 보다는 실행의 문제인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마 똑 같은 경험을 하시고 계실 것입니다. 오른쪽 줄로 가다 보면 마주오는 분들과 부닥치기 일쑤죠. 그저 앞사람들을 따라 가는 것이 가장 명쾌한 줄서기가 되는 이런 환경에서 언제 오른쪽 보행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될지 참 난감해보입니다. 하지만 앞줄을 타고 따라만 가면 고쳐질 수 있는 것이라면 우측보행은 사실 시간의 문제입니다. 자리잡을 때까지 인내하며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죠.
그런데, 교차로 꼬리물기를 근절하는 것은 문화의 차원과 더불어 경제의 차원, 그리고 국격의 차원으로 직결되는 것인 만큼 하루빨리 운전자들이 그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벌써부터 캠코더로 찍은 사진을 믿을 수 있니 없니, 나는 절대 그런 적이 있니 없니 하며 싸우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사진 촬영을 하고 소환을 하고 소명을 받고 하는 과정에 개재될 수많은 프로세스와 불평불만이 시끌시끌하게 들려옵니다. 만약 캠코더가 꼬리물기를 유발한 운전자 규명에 실패하게 되면 ... 그런 실패가 계속되면... 그리고 실제 캠코더 설치 후에도 아무 개선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
출퇴근 시간의 상습 정체구간이 전국에 396곳이 있다고 합니다. 거기서 걷히는 범칙금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승합차 5만원, 승용차 4만원이란 범칙금을 내더라도 나만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 쉽사리 나를 식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요행심이 작용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키고자 하는 사람과 그런 와중을 이용하여 유유히 꼬리물기를 해놓고는 신호가 바뀌기 전에 이미 진입을 했으므로 꼬리물기가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 그렇게 두 부류로 나눠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제가 이번 기회를 통해 정말 바라는 것은 범칙금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양심과 사회적 판단으로 작동되는 양심입니다. 내가 들어가서 다른 차들이 막힐 것 같으면 내가 양보하겠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겠금 양심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태정루 탄금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쓰인 글 (0) | 2010.01.23 |
---|---|
가자, 산토리니로! (0) | 2010.01.21 |
아바타는 나에게 무엇인가? (0) | 2010.01.17 |
윤봉길 의사를 생각하며 (0) | 2010.01.13 |
[스크랩] 아버지가 아둘에게 들려주는 인생교훈 (0) | 2010.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