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루 탄금대

윤봉길 의사를 생각하며

태정 (泰亭) 2010. 1. 13. 00:10

중국 한번 다녀오고 계속 울궈먹는 것 같아 죄송스런 마음이지만, 상해임시정부 청사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고쳐지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써 봅니다.


윤의사의 의거 장소인 홍구공원은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역사적 사실을 회상할 수 있는 유물들이 기념관에 잘 보존되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기차역이 있던 곳은 축구경기장으로 변했고, 윤 의사가 폭탄을 투척했던 곳에는 돌비석과 표지석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일부 유지를 모아 '매헌' 이라고 현판이 붙었던 것 같은데, 기념관도 건립하여 유품 전시도 하고, 윤 의사의 독립운동과 의거 관련 활동을 생각보다 상세히 설명을 해줍니다.


문제는 명확하게 잘 알아들을 수도 없이 기계적으로 뱉어내는 설명입니다. 우리와 같은 의식을 가지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전달되어야 할 역사적 사실들이 마치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틀어 놓은 듯 자동으로, 속사포처럼 지나 갑니다. 말의 높낮이도 불분명하고 발음도 잘 구분되지 않습니다. 거기서 설명하고 있는 분들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들이야 배운대로, 하라는대로, 그리고 해야 할 때마다 배운대로 할 뿐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야 그냥 방문객을 대상으로 일을 해치울 뿐이겠죠. 많이 오면 올수록 귀찮아지겠죠. 덜 하나 더 하나 내게 돌아오는 것이 없는데 무얼 바라고 열심히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윤의사의 기념관에서는 동영상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지고, 중간 중간 주요 사항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는 것이 상해임시정부와의 차이점이기는 한데, 여전히 그 설명이 매우 사무적으로 이뤄진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그 설명하는 분(어쨋든 한국인이 아닙니다)이야 정성들여 한다고 하는 것이겠지만 듣는 사람들, 적어도 저의 눈과 귀로는 그 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무슨 말인지, 무슨 내용인지를 듣고 100%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말로 알아들을 수 없어 사진을 더 많이 찍게 되었습니다. 참, 그런데 사진을 찍게 허락한 것은 참 좋았습니다. 유난히 이런 저런 사진을 많이 올리는 것도 사진을 찍게 해준 덕분이죠. 그 점은 참 좋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윤 의사가 나이 25세에 그런 의거를 수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젊은 나이에 꾼 꿈인들 많지 않았겠습니까... 그 꿈들을 다 팽개치고 조국의 독립을 앞당기기 위해 적군의 우두머리들을 처단하고자 한 것입니다. 자신을 희생시켜 역사의 물꼬를 돌려놓고자 했던 것입니다. 적어도 그런 뜻 만은 전달하려고 한 것이겠죠. 그 현장에서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되살려 보았습니다. 그런다고 그 분의 깊은 속 뜻을 따라 갈 수야 없겟지만, 그래도 애국을 생각하고 애국심의 본질을 되새겨보는 계기는 되었습니다. 순국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이전 역사는 간 데 없고 신식 축구장만이 그 터에 남아 있습니다. 축구장 저 근방에 철로가 있답니다. 땅위로 나있던 철로가 2층인가 지상으로 올라 갔답니다.

이제는 노신공원으로 불리는 홍구공원의 지형도가 공원내의 작은 연못을 감싼 듯 보이네요...

바로 이 지점에서 '수통'으로 된 폭탄을 투척했답니다. 역사책에서 배웠던 '도시락 폭탄'을 던진 것은 아니라네요..

그런 거사에 도움을 준 분들이 계셨습니다. 처음 알았습니다...

저런 철통같은 호위를 어떻게 뚫고 들어갔는지 참 귀신 같습니다..

선서문: "나는 ..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하야 ..."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뒤늦게나마 '건국공로훈장'이 수여되었었군요...참 반가운 분의 성함도 있습니다.

90여년 전 그 때도 농촌계몽운동이 벌어졌네요. 무궁화가 가슴 속 깊이 들어왔습니다!

'장부가 한번 집을 나갔으면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가지 않는다' 참 명필이셨군요.

'매헌' 기념관에서는 동영상 상영과 의거활동 관련 설명이 이뤄집니다. 다양한 사진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공원의 분위기를 한층 돋궈주는 연못입니다.

중국인들이 여기가 그런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인지 아랑곳 없이 생활체육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마작하느라 정신이 없고, 한쪽에서는 장기판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와서 같이 하자 손짓을 하고, 또 많은 분들은 배드민턴에 심취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시민들의 체력증진을 위한 작은 체육공원들이 마련되어 잇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