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루 탄금대

일년에 한 번 뿐인 여름 휴가

태정 (泰亭) 2009. 9. 9. 23:20

매년 여름이면 연례행사로 치르는 휴가는 하나의 의식입니다.

좀 더 기다렸다 덜 붐빌 때 가도 늦지 않지만 꼭 여름에 가야 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8월이 가기 전에 휴가를 갑니다.

가는 사람도 힘들고, 만나는 사람들도 귀찮고, 북적거리는 것이 다들 불편한데도 그렇게 휩쓸려 가고 맙니다.

올해도 그랬습니다. 작년에도 그랬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매년 틀을 깨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어느 한 해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른 장소, 다른 형태의 휴가를 가겠노라 말은 많이 했지만 갈 때가 되면 꼭 후회했던 패턴 그대로 반복하고 말았습니다.

저의 탓도 있고, 아이의 탓도 있고, 와이프의 탓도 있겠지만 보다 알차고 멋진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가장의 탓이 제일 크겠죠.

그래서 올해도 홍천 비발디를 다녀 왔습니다.

무엇보다 물놀이만 하겠다던 아이였지만, 비는 오고 날씨는 뒤숭숭하고 물에 들어가고픈 맘이 안생겨 그냥 방에만 있었습니다.

게임하고, 탁구치고, 당구치고.

그리고 영화 지아이 조를 봤군요. 영화의 차원을 달리한 무시무시한 영화더군요.

이병헌을 치켜 세운 여러 기사들은 왜 그런 기사를 썼는지 잘 이해가 안갔습니다. 하지만 멋지게 나오더군요. 

그 좋은 산이 둘러 싸고 있는데도 산책은 못했습니다. 

대신 라운딩을 두 번 했군요. 아이는 그 시간에 자고 게임하고 하면서 잘 놀았죠...

그렇게 올해 여름휴가는 다 가버렸습닏.

늘 비슷한 패턴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결말이 나면 얼마나 서운할까요?

좀 바꿔봐야 할텐데요...

 

여러분은 원하시는 대로의 여름 휴가를 다년 오시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