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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6시 대전 대리운전노동조합 회원 100여 명은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옥외 주차장에서 2차 규탄대회를 가졌다. |
“생계를 위해 대리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일이 힘든 적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뿌듯함도 느끼면서 일했는데...” 대리 운전 7년 경력의 김 모 씨(여, 49)가 울먹거렸다.
김 씨는 남편이 췌장암을 앓으면서 취객대신 운전대를 잡는 일에 나섰다. 몸져누운 남편과 세 남매를 혼자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다. 몸은 고됐지만 보람도 느꼈다.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데 일조한다는 자기 위안도 있었다.
28일 저녁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옥외주차장에서 김 씨를 만났다. 울먹이는 그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대리운전업계의 부당한 처우를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김 씨의 동료 대리운전기사 100여 명이 김 씨와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리운전 기사들의 집회는 “노조 간부에 대한 표적 해고”에 항의하기 위한 두 번째 규탄대회였다.
“업체에서는 일시적인 프로그램 정지라고 말하지만, 대리운전 기사에게 프로그램 정지는 해고와 같은 의미”라고 김 씨가 말했다. 그는 “단지 노조간부로 활동한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함을 이기지 못해 한참 말을 이어가던 김 씨가 갑자기 말끝을 흐렸다.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저도 해고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겨우 그를 안심시키고 남편에 대해 물었다.
김 씨의 남편은 현재 건강이 다소 호전돼 소일거리를 한다고 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남편이 받아오는 월급으로는 다섯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고가 두려운 게 아니라, 가족의 생계가 더 중요해 신분 노출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노조의 단체교섭권 요구와 관련해 “사장은커녕 과장 이상 직급을 가진 사람하고 제대로 된 대화조차 못했다”고 했다. “업체 간부는 물론 콜을 받는 여직원조차 기사들을 사람취급도 안 한다”고도 했다. 그는 “기사들한테서 콜비, 취소요금, 보험료 등을 착취해가면서 그런 대우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업체에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사측이 노조와의 대화에 성의 있게 나서고, 부당 해고한 노조간부들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리운전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취소벌금 백지화 ▲ 시내.외 구분 없이 콜비 10% 이하 하향 조정 ▲ 하나의 보험으로 모든 프로그램 이용 보장 ▲ 피크타임제 즉각 폐지 ▲ 콜센터의 직원 소양교육 및 친절교육 강화 등을 사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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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규탄대회를 진행하는 대리운전노동조합 관계자를 촬영하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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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1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규탄대회는 '부당해고자 복귀' 및 '단체교선권 인정'을 촉구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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