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루 탄금대

에린 브로코비치 - Entertaining and inspiring

태정 (泰亭) 2006. 11. 26. 14:14

이 영화는 그 동안 케이블 티비 등을 통해 여러 번 본 바 있다.

 

Pretty Woman의 쥴리아 로버츠를 안다면, 이 영화를 보면 그녀가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연기자인가를 알 수 있다. 신데렐라 연기든 법을 수행하는 역할이든 정말 멋있다. 헐리웃 최고의 몸값을 받는 여우 중에 포진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실화에 근거를 두고 만들어진 영화. 작은 법률사무소가 매출 280억불의 거대한 P&GE와 싸워 이긴 사례를 현실보다 더 실감나게 그렸다. 몇 년에 걸쳐 이루어진 장기 케이스에서 응축된 메시지와 가장 감동적인 이벤트만을 모아 축약한 것이니 당연 감동적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완벽성을 더하게 된 것은 쥴리아 로버츠와 어수룩한 그녀의 보스 에드 (알버트 피니 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 둘을 데리고 혼자 사는 에린은 어느 날 아침 변호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에드와 충돌사고를 겪는다. 마침 직업도 없도 은행잔고도 바닥난 상태였던 에린은 에드를 거의 협박하다시피 하여 보조원 자리를 구한다. 다소 바람든 듯한 주부 역할을 잘도 해 낸 에린은 그러나 알고 보면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열정을 가진 프로페셔널이다. 못가진 것은 변호사 경력, 변호사가 되는 데 필요한 학력, 그리고 자격증.

 

장부정리나 하라고 앉힌 사무원이 법률의 의미를 알고, 사건 기록에서 센세이널한 이슈를 발견할 줄 알았다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일 수 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있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며, 동병상린과 역지사지를 할 수 있고, 대기업의 부당한 기업정신과 프랙티스 때문에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이를 바로잡아 보고자 하는 사명감과 의지가 있었기에 에린 브로코비치가 탄생한 것이다. 

 

에린은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사건의 진실과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진실과 힘 앞에 무기력한 사회의 책임에 대한 의식을 환기시키는 노력을 한 것이다. 그리고 성공했다. 

 

가정을 꾸리며 사회적 역할을 더 이상 충실할 수 없이 수행하는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건해결에 필요한 증거수집을 위해 백방으로 뒤며 손수 자료를 모으고 인터뷰를 하고 증거물을 수집했다. 그리고 방증을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추진, 에린의 대의에 동조하는 숨어사는 "증인"을 만나게 되어 실마리는 더욱 완벽하게 풀린다.

 

사무실에서 자신을 멸시하는 수많은 눈과 거친 행동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주관대로 추진했다. 힘앞에 굴복하는 듯한 상사와 동료를 자극하고 다그치고 인도하며 전문가를 압도하는 실무능력을 검증한다. 자료정리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완벽한 법률집행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정말 People지가 평가한대로 "entertaining and inspiring"하다. Erin Brokovich라는 사무원으로부터 성공보수로 2백만 달러를 받고 정식 파트너가 되는 과정을 한치의 사족도 없이 제대로 그려냈다.

130분의 러닝 타임이 오히려 짧을 정도다.

 

감동을 길게 전하기보다 재킷에 들어 있는 citation을 한 번 더 옮기는게 훨씬 간명하고 적절한 감상으로 보일 것 같다. "She brought a small town to its feet and a huge company to its knees."

 

정말 인간의 힘은 무한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영화다. 우리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이런 프로가 된다면 성공은 떼논 당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