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루 탄금대

아파트에서도 단독처럼 사는 풍경

태정 (泰亭) 2010. 6. 20. 20:37

시멘트 박스가 싫다면서도 섣불리 초록의 평원으로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희망인 것은 아파트 1층에 사는 것일 것입니다. 그나마 흙을 가까이 하고 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렇게 흙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아파트 주민/세대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한 동에 7-8 세대 정도 되나요? 제가 사는 아파트 동의 1층에 사시는 분들은 참 부지런하십니다. 마치 자기 정원처럼 화단을 가꾸거나 텃밭을 꾸미거나 아예 믹스트 존으로 변경시키는 분들도 있습니다. 잔디를 정갈하게 정돈하고 잡풀을 제거하고 상추나 고추 등을 기릅니다. 예쁜 정원수도 심고 의자와 테이블도 갖다 둬 마치 아늑한 정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소유권이야 그분들 것이 아니겠지만 점유권 정도는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인 노력과 돈과 수고가 투자된 것이니 만큼 그 분들의 정성에 응원을 해드립니다.

 

솔직히 저도 텃밭도 가꾸고 포도도 심어서 덩굴 관리도 하고 싶습니다. 상추나 포도, 토마토 등 흙냄새 나는 싱싱한 것들을 손에 잡아 보고 싶습니다. 길을 가면서 보거나 내려다 보거나 하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만, 일단 뒷문 계단까지 내서 자기 뒷뜰처럼 활용할 수 있는 1층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정성과 노력에 먼저 찬사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