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루 탄금대

좋은 아빠 되기 - 머나먼 길, 그러나 가야 할 길

태정 (泰亭) 2009. 2. 16. 23:08

평소에 바쁘다는 이유로 늘 아이와 함께 하길 거부하고 시간조차 낼 여유를 갖지 않는 자신이 참 서글퍼집니다.

모처럼 주말에는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도 한주 하고는 벌써 3주가 그냥 흘러 버렸습니다.

가장 많이 팔렸다느 책도 한 권 샀지만, 한 다섯 페이지 공부하고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싶어 애를 씁니다만 실행이 참 쉽지 않습니다.

아이의 첫 졸업식에도 가려 했다가 회사 일이 밀려 있다는 이유로 졸업식 당일 못간다고 말하고 회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입학 전에 꼭 가야 한다는 콘도행에도 같이 동행하지 못하고 말 것 같습니다.

 

마침 드라마 '떼루와'에서 말못하는 역을 맡은 분이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여 한을 토해 내듯 결국은 성공적으로 부른 아리아(?)가 끝났습니다.

그 방송을 들은 그의 사랑의 대상은 굵고 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옥림이 누나, 사랑합니다."

사랑은 늘 눈물을 동반합니다. 기쁨과 희열의 눈물입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과 입니다. 사람은 정말 사랑을 먹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도 그런 넘치는 사랑을 전하고 싶고 실천하고 싶은데 참 마음같지 않습니다.

이제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으로, 아빠의 소유물이 아니라 아빠의 말동무로, 늘 희망을 품게하는 미래의 재산으로 가꾸어나가고 싶습니다.

보다 더 정이 깊은 대화, 모든 것을 감싸주고 모든 부름에 바로 달려갈 수 있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공부 안한다고, 게임만 한다고, 책좀 보라고, 정리 좀 잘 하라고, 책가방 좀 아무데나 놓지 말라고....

하지 말라, 그만 해라, 그만 놀아라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함께 뛰놀고, 함께 게임하고, 함께 읽는 그런 생활로 바꿔 나가고 싶습니다.

축구, 볼링, 탁구가 겨우 제가 아이와 함께 해본 운동인데 그나마도 언제 같이 했었는지 기억이 아련합니다.

등산도 같이 하고 싶고, 골프도 같이 배우고 싶고, 여행도 같이 하고 싶은데, 왜 주말만 되면 시간이 안될까요?

왜 특별히 휴가를 내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안나는 걸까요?

 

이제부터라도 바꿔 나가면 언젠가는 이런 후회를 또다시 안해도 되겠죠....

그렇게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