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weeks notice, 로맨틱 코미디의 또다른 모습
Legal Aid 법률사무소 직원인 루시 켈슨(Sandra Bullock)은 커뮤니티 센터 존립을 위해 1인 시위를 벌이고, 이 와중에 이 센터의 존망을 책임질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조이 웨이드(Hugh Grant)의 눈에 뜨여 그를 보스로 섬기며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
호텔 오너이며 힘있는 억만장자의 동생이기도 한 조지는 한마디로 자유분방한 한량에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부자에 여자에 약한 바람둥이다. 그런데, 루시가 그의 곁에 있으면서 사람이 변하게 되고, 루시의 판단에 외출복 선택까지 맡길 정도로 루시에의 의존도가 커진다.
하지만, 애초에 루시의 목적은 자신이 살고 있는 그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가 헐려나가지 않도록 하는 데 있었다. 부모님 모두 법률가(아버지는 변호사, 어머니는 법대 교수)인 루시는 어려서부터 civil rights, equality, fair housing policy 등 '덜 가진 자'와 '약한자들'의 친구로서 '공정' '대의' 뭐 이런 쪽의 일을 소신을 가지고 주도/참여하도록 교육받고 자랐다. 그런 그녀가 조지라는 난봉꾼을 된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로맨틱스럽게, 때론 애처롭게, 때론 코믹하게 그려진 영화가 'Two weeks notice'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실제 영화상으로 세월은 몇 년이 흐른다는 것이다.
좌우당간 루시는 조지의 충실한 조력자로서 연설문도 대신 써주고, 내의부터 양복까지 챙겨주며, 급한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유능한 변호사로 일한다. 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야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도 높아지는 법. 둘 사이에 더욱 젊고 유능하며 더 섹시한 듯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또다른 미녀 변호사(June)로 인해 갈등이 생기고, 결국 루시의 마음은 조지를 떠난다. 그리고는, 조지에게, 약속했던 커뮤니티 센터 존립문제 만큼은 원만하게 해결해주기를 요청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늘 혼자인 루시는 중국집에 여러가지 음식을 시켜 혼자 먹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푼다. 너무 여러개를 한꺼번에 주문하여 늘 몇 인분이냐는 질문을 받으면서도 늘 2-3인분 이상 주문해서 왕창 먹는다. (주문받는 사람이 늘상 몇 분이 같이 드실거냐고 묻는지, "Always for one."이라며 씁쓸하게 웃는다.)
루시가 조지를 떠난 것을 안 아버지는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고 조지를 변화시켜 볼 것을 권한다. As long as people can change, the world can change.라고 하는 것이 아버지의 지론이고, 루시는 그러나 만약 사람이 그래도 변하지 않는다면?? 이라는 입장을 보인다. 조지가 그 만큼 난공불락의 바람꾼/우유부단한 사람인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루시를 잃은 조지는 자신의 전용 기사와 체스를 두며 루시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훨씬 젊고 단순한 일을 하는 이 양반 아주 제대로 된 충고를 한다. 체스에는 pieces, rocks, knights, bishops 등이 있고 움직이는 데 룰이 있다. 그리고 체스 알은 move in predictable patterns이기 때문에 누군가 이기면 누군가는 진다. 하지만 여자에 관한 한, There is no rules for women. They move in unpredictable ways. Nobody wids or loses when it comes to women. 그 만큼 그들의 feelings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며, All men are pawns when it comes to women. 그래서 남자는 여자와의 갈등 때문에 생긴 감정이 knocked your body out 하기 전에 "Man has got to be in control" 해야 한다고 충언한다. 그러면서, 겨우 한다는 말이, "내가 집에 들어가면 우리 엄마는 늘 저녁을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어요"다. (When I get home, my mom has dinner on the table.)
촌철살인이다. 여자도 모르면서 제법 세상을 꿰뚫고 있는 듯 훤하게 말하다니... 조지는 그래, 그렇단 말이지 하며 뭔가를 깨달은 눈치를 보낸 뒤 커뮤니티 센터의 존망에 관계된 마지막 연설을 하며 세상을 향해 그가 가진 속내를 털어 놓는다.
이 때 무대는 바뀌고, 조지가 루시의 사무실을 찾아가 힘겹게 건네는 말. "하이..." 적막이 흐르다 주섬주섬 챙긴 말은, "내가 정말 내 혼자 힘만으로 첫 연설문을 짓고 연설을 했는데, 이 스피치가 제대로 되었는지 봐줄 수 있겠어?"다. 염장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모르는 척 하는데 조지의 연설문이 낭독된다.
극단적인 완벽주의자 루시 vs 극단적인 난봉꾼 조지. 그러나, 조지는 어느 새 루시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나 구구절절하면 루시의 동료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을까... 은근히 루시가 조지의 '청혼'을 순순히 응낙하기를 기대하며.
조지의 연설문 중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을 약간 요약하면, "그녀는 겉으로 그냥 보기에는 좀 괄괄하지만 (a little rough around the edges) 약간 안 쪽을 보면 그 만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 수 없다. 그리고 그녀는 내 마음의 목소리가 되었다. (She has become the voice in my head.). 그녀는 내 분신이었다. 물론 노인들을 위한 빌딩, 센터는 보존되어야 한다... 마지막 핵심 부분은 원어로 읽어야 제 맛이 날 것 같아 그대로 옮겨 봅니다.
But mainly because this person, despite being unusually stubborn, and unwilling to compromise and a very poor dresser, is ... she's rather like the building she loves so much. A little rough around the edges, but when you look closely ... absolutely beautiful. And the only one of her kind. ... 난 그 날 저녁에 June하고 자지 않았어...
하지만, 루시는 냉정하게 "I have to get back to work."라고 업무적으로 대응한 후 자리에 앉고, 조지는 떠난다.
잠시 후 영화는 ... "No, actually this is for two." 라는 주문 전화로 끝맺는다. 묘미가 있다. 반전이 역시 매력적이다. 영화는 이래서 멋이요 맛이다.
이 끝부분은 이 영화의 백미이자 로맨틱 코미디의 절정에 해당하는 패턴을 담고 있는 만큼 반드시 직접 보시고 느끼시기 바랍니다 ^^
(이 영화는 언젠가 TV에서 일부를 보고, 담에 기회가 되면 반드시 DVD를 사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었는데 마침 동네 '영화마을'이 최근에 문을 닫으며 처분하길래 '싸게' 장만한 것입니다. 이제, 언제라도 보고 또 볼 수 있는 거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