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루 탄금대
자바라와 벨크로, 그 기발한 목적성에 대하여
태정 (泰亭)
2006. 6. 23. 02:37
발명의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례는 지우개 달린 연필이란다.
'포스트 잇'은 3M에 지속적인 부를 가져다 준 희대의 발명품이다.
두 가지 모두 일상에서 보이는 다양한 '구멍'에서 목적에 따른 '필요성'을 꼭 집어내 이를 발명으로 연결시키는 집요함과 끈기, 그리고 실패에 굴하지 않는 연구열의 결과이다.
눕고 앉고, 씻고, 걷고 움직이는 모든 굴신 활동이 여의치 않은 반장애 수준의 환자 상태에서는 참으로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이 많다, 그것도 너무나 소박하고 원천적이며 본능적인 수준의...
굴신의 귀신인 자바라와 융통성의 백미인 벨크로가 그래서 너무나 소중하게 와닿는 시간이다. 지금 같은 불편한 몸을 자바라처럼 굴신시켜 줄 보장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한 부위의 수술로 이동의 자유가 구속되는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을 필요한 장소에 붙였다 뗏다 할 수 있는 벨크로 방식의 보장구는 있을 수 없을까 상상해 본다.
접힌 자바라 물통을 펴면 거의 수(십)배로 용량 확대가 된다.
벨크로는 어느 곳이고 짝만 맞추어 주면 늘이고 줄이고 하는 데 제한이 없다.
복대를 하면 땀나고 몸은 굽힐 수 없으며, (물론 복대를 풀어도 등을 굽혀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지 못한다) 한군데 고정된 수술 자국은 앉으나 서나 나를 괴롭힌다.
자바라와 벨크로로 얻을 수 있는 생활의 편리함을 인간의 신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