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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테크’ 시대 ....... 金哲中

태정 (泰亭) 2006. 6. 18. 11:02
‘헬스테크’ 시대 ....... 金哲中

새해가 시작되면 다들 건강을 위해 많은 결심을 한다. 담배를 끊기도 하고, 금주를 선언하기도 하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그러나 그런 단발성 건강 결심도 좋지만 이제는 건강 관리를 좀더 전략적이고 치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40대가 앞으로 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평균 수명이 80세를 웃도는 앞으로의 고령 사회에서는 건강한 몸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절실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산 관리는 매우 계획적이고 분석적으로 한다. 단기적으로 자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정년 후 먼 노후생활까지 대비해 자산 운용 방침을 세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재테크’라는 용어다.

이제는 건강 관리에도 그런 개념이 필요하다. ‘헬스테크(Health Tech)’의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한달에 10여만원의 여윳돈이 있다고 치자. 이 돈을 노후를 위해 재테크를 한다면 개인연금 성격의 보험이나 적금에 들 것이다. 그런데 이 돈으로 헬스테크를 한다면 헬스클럽을 이용하는 데 쓰고 꾸준히 몸을 단련하는 것이다. 재테크의 경우, 나중에 한 달에 몇 십만원의 돈을 받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헬스테크를 한다면 노령까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며 활발한 생산력과 노동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투자가 될까.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당뇨·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의 위험성과 그것에 소요되는 의료비 지출 등을 감안한다면 답은 자명해진다.

집을 구입할 때도 헬스테크가 필요하다. 통상 집을 고를 때는 집값이 오를 전망이나 생활의 편의성 등을 주로 고려한다. 하지만 고령 사회에서는 건강을 위한 주거 환경이 더욱 소중해진다. 따라서 장년에 이르러 주거지를 선택할 때는 각종 공해 등 건강을 위협하거나 자신의 질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집 주변에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시설 등이 잘 갖춰 있는지, 의료기관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사람은 노후에 자기가 오랜 기간 살던 집에서 여생을 마무리 해야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 노인학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재테크의 원칙은 주가·금리·땅값 등을 정확히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헬스테크도 마찬가지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어느 선까지 어떻게 끌어올릴 지 목표를 뚜렷이 세워야 한다. 그래야 실패가 적다.

헬스테크에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자산관리를 할 때 주식·부동산·예금 등에 나누어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등산으로만 건강관리를 하는 경우 근육의 힘을 키우고 지구력을 늘리는 데는 좋다. 하지만 등산은 달리기처럼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 데는 별 소득이 없다. 건강한 신체라 함은 원활한 심폐기능과 근골격의 튼실함을 말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고루 발달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은 쉽게 부자가 될 수 있지만, 그것도 적절한 자산관리가 뒤따라야 가능하다. 건강도 타고난 체질에 크게 좌우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건강관리도 새로운 개념의 ‘헬스테크’가 필요하다. 이제 담배·술·기름진 음식 등 자신의 건강 자산을 갉아먹는 것들에 대한 과소비를 줄이고, 자신에게 맞는 ‘헬스테크’를 꾸려가보자.

(의학전문기자·醫博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