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잘 견디게 해주는 옷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누구보다도 직장인의 마음이 괴로워지기 시작한다. 낮에는 후텁지근 하고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에 알맞은 옷을 고르기도 어려울 뿐더러 비 세례에 모처럼 차려 입은 옷의 스타일이 구겨지기 일쑤다. 땀에 젖어 제멋대로 구겨진 와이셔츠에 그 속으로 내비치는 러닝셔츠, 둘둘 말아올린 양복 바지, 하루 종일 마르지 않은 냄새나는 양말…. 식당에서 신발 벗는 것이 두려워지지 않는가. 그렇다고 반바지에 맨발로 출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러한 직장 남성들의 고민이 시원하게 해결될 것 같다. 장마철을 맞아 남성 의류업계와 화장품 회사들이 기능성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방수소재 의류와 구두, 끈적끈적한 더위를 물리치는 쿨(cool) 소재 의류, 땀 냄새를 제거하는 데오도란트 등 아이디어 제품들이 다양하다. 장마 후 찾아 오는 한여름 무더위 까지 겨냥한 제품들이 많아 직장 남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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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어텍스 구두
장마철 남성 정장용 구두로 ‘고어텍스 신사화’가 선
보였다. 고어텍스(Gore-Tex)는 습기와 열은 배출하고 물을
차단하는 성질을 가진
멤브레인(membrane)이라는 섬유를 포함하고 있어 그 동안 등산화나 등산복 등 야외 레
저활동을 위한
섬유소재로만 인식 되어 왔다. 또 신발 속의 온도를 섭씨 28도 정도로 유지하고 100% 방수 기능
이 있어
장마철에 안성맞춤이다. 제품은 구두점 소다(Soda)에서 구입할 수 있다. 21만원선.
◆ 기능성 정장
후끈한 열기도 막아주고 에어컨 냉방으로부터 보호도 해주는 최첨단 정장도 나왔다. 남성 패션인 맨스타에서 ‘에어컨 26℃’ 정장을 출시한 것. 옷이 체온의 변화를 재빨리 인식해 적정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것으로, 스키복이 스키를 타고 내려올 때는 상승된 체온을 내려 주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때는 하강된 체온을 올려 준다는 점에 착안해 고안됐다.
맨스타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술을 도입해 정장 안에 상(相) 변화 물질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 캡슐을 넣었다. 외부의 온도가 높을 때는 캡슐 속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면서 주위의 에너지를 흡수해 옷을 입은 사람이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반대로 외부 온도가 낮을 때는 액체에서 고체로 변해 에너지를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해 옷 속의 온도를 항상 26도로 유지시켜 준다. 가격은 59만원선.
아르페지오에서는 은사(銀絲)정장을 내놓았다. ‘실버 플러스(Silver+) 수트’는 외부의 열을 차단시키는 은의 성질을 통기성이 큰 조직에 결합 시켜 쾌적함을 유지해 주는 여름철 정장. 항균 효과도 있어 활력을 주기 때문에 짜증나는 장마철과 무더위에 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마에스트로에서는 쿨 울(cool wool) 소재로 가벼운 느낌의 ‘쿨 울 수트’를 선 보였다. ‘강연 울’이라는 통기성 높은 소재를 사용해 시원한 느낌을 주며 물기에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37만원선.
갤럭시는 습기 제거에 강한 신사복 ‘에어수트(Air Suit)’를 개발해 올 여름을 겨냥한다. 에어수트는 메시 안감(원단 자체에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안감)을 사용해 통기성을 최대화 한 옷. 무게가 가벼울 뿐 아니라 무게중심이 어깨와 등 쪽으로 분산 되도록 고안해 착용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 디자인실의 이은경 실장은 “가볍고 편안한 기능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살리기 위해서 하이테크 신소재를 도입했다”고 설명 했다. 가격대는 평균 50만원선.
◆ 재킷·셔츠
재킷만 잘 입어도 스타일을 펼 수 있다. 다니엘에스떼에의 롱재킷 대용 코트는 면코팅 가공 소재여서 물과 오염에 강하고 구김이 적어 장마철 스타일 살리기에 꼭 맞다. 타운젠트의 홑겹 폴리재킷 역시 가볍고 구김이 적어 정장이나 캐주얼 차림에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지오다노는 물 뿐 아니라 바람까지 막아 주는 ‘윈드 브레이커’를 선 보였다. 요즘처럼 태풍이 불 때 적합하다. 특수 소재로 접으면 손바닥 만해져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휴대가 간편해 여행이나 등산을 할 때도 좋다. 레노마의 100% 완전 방수 재킷도 장마철 제품. 가격은 35만원 선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가볍고 통풍이 잘 되며 적당한 두께감도 있어 한기(寒氣)도 막아준다.
아르페지오는 빠른 시간 안에 땀을 흡수해 증발시키는 ‘에어로쿨 티셔츠’를 판매한다. 폴리 원사의 단면을 네잎 클로버 형태로 만들어 그 사이에 형성된 4개의 모세관을 통해 수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이 원리다. 가격도 5만원 수준으로 적절한 편. 지오다노의 린넨 셔츠는 통기성이 강하고 고급스러워 보여 최근 각광 받고 있다. 태양광을 반사하는 특수사 ‘아제크’를 사용해 옷을 항상 28도로 유지해주는 타운젠트의 드레스셔츠. 통기성이 높고 빨리 마르는 것도 장점이다.
땀 냄새 등 칙칙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을 넣은 셔츠도 개발됐다. 골프웨어 잭니클라우스는 섬유 표면에 미세한 향료 캡슐을 입혀 활동하면 마찰에 의해 캡슐이 터지면서 레몬향을 은은하게 풍기는 기능성 남방을 선보였다. 50회 세탁할 때까지 향기가 지속된다. 프로스펙스의 솔향 가공 셔츠 역시 솔향을 마이크로 캡슐화 한 것으로 스트레스 해소 기능도 있다.
◆ 속옷
땀 냄새를 100% 없애준다는 내의도 있다. BYC의 데오니아(Deonia)는 항균ㆍ방취 가공한 원단을 사용해 세균과 악취를 막아 냄새를 없애주는 속옷이다. 미생물 때문에 섬유의 색이 변하거나 쉽게 닳는 것도 막아준다. 데오니아는 국내 2개 공인 연구기관으로부터 사람에게 가장 역겨운 냄새인 땀 냄새ㆍ쉰내ㆍ구린내를 제거하는 효과를 입증받았다. 데오니아 양말도 있다.
◆ 데오도란트(체취 방지용 화장품)
퀴퀴한 냄새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데에는 데오도란트(Deodorant)가 제격이다. 인따르시아는 눅눅한 냄새 제거는 물론 건강까지 고려한 원적외선 건강 탈취제 ‘인스바이오 프리’를 출시했다. 인스바이오 프리는 인따르시아 생명기술 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액상 원적외선 방사체 인스바이오를 사용한 것으로 항균ㆍ자외선 차단ㆍ혈액 순환 촉진기능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질환 및 알레르기에도 좋다. 베네통의 해조 데오도란트 스프레이도 있다. 60여 종의 미네랄 등 풍부한 자연 성분을 함유해 피부 보습 효과도 있는 것이 특징. 스프레이식 이어서 겨드랑이나 발 등 땀이 많이 나는 곳에 필요할 때마다 뿌려 주면 된다. 이외에도 스와치의 완전 방수 시계, 톰보이의 방수 소재 벙거지 모자, 코오롱 스포츠의 가방을 덧 씌우는 레인커버 등이 있다. 올 여름은 남성들에게 보다 상쾌한 여름이 될 것 같다.
(유나니 주간조선 기자nani@chosun.com)
◆장마철 패션ㆍ냄새 관리법
자주 씻는 것이 최고… 가죽 구두는 피하라
장마철엔 멋내기도 어려울 뿐더러 불쾌지수가 높아져 기분까지 가라앉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패션 전략이 필요하다. LG패션 신사복 ‘마에스트로’ 고기예 실장은 “밝고 산뜻한 색상의 단순한 연출과 쿨울, 폴리, 면 등 보송 보송한 느낌을 주는 소재 선택이 불쾌지수를 낮출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라고 조언했다.
▲색상으로는 밝은 회색, 푸른색, 베이지, 벽돌색이 산뜻해 보인다. 자신이 없다면 무조건 밝고 화사한 느낌을 선택한다. ▲소재로는 마, 울, 실크 대신 쿨울, 워셔블(washable·물빨래가 가능한) 소재를 선택한다. ▲넥타이는 푸른색 계열의 단색이나 사선 무늬가 좋다. ▲ 정장은 드라이하더라도 물빨래가 가능한 소재를 고른다. ▲낮은 기온에 대비해 보온과 방수 기능이 있는 겉옷이나 아크릴 소재 카디건을 준비 한다. ▲가죽 구두는 비가 천적이라 완전 방수 제품을 신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젖은 옷은 반드시 빠른 시간 안에 펴서 말린다. 왜냐 하면 드라이어로 말리거나 외출 시 보일러를 켜서라도 습기를 완전히 제거 해야 오래 입는다. ▲흙 묻은 바지는 일단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린 뒤, 마르고 나면 흙을 털어낸다.
땀 냄새, 발 냄새 등은 타인에게도 불쾌감을 주지만 본인의 위생에도 좋지 않다. S&U 피부과의 여운철 원장은 “열심히 씻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다”면서 “특히 발 냄새는 미생물에 의해 땀이 분해되어 생기는 것으로 노력만 하면 충분히 없앨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단 액취증(암내)은 질병이므로 치료해야 낫는다. ▲무조건 잘 씻고 말린 후 파우더를 바른다. ▲살균ㆍ항균 작용이 있는 비누를 사용한다. ▲앙말은 반드시 면제품을 신는다. ▲신발은 3켤레 정도 준비 해서 번갈아 가며 신되, 벗은 신발은 알코올 솜으로 닦은 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 둔다. ▲스프레이식 데오도란트를 휴대해 수시로 발이나 겨드랑이에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SOURCE : 조선일보